[책 리뷰] 백악관 말하기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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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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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1월 1일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꽤나 부담스러운 자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점에 갔을 때 이 백악관 말하기 수업이라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오바마의 백악관 스피치라이터였던 테리 수플렛이 쓴 책입니다.
저는 단순하게는 이 책이 이번에 할 발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좀 더 깊게는 저의 고질적인 걱정거리였던 말하기에 대한 기술을 한층 더 성장시키기 위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말하기는 기술이며, 누구나 배워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특히 ‘자격을 의심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책을 읽고 곱씹어보았을 때 제가 하는 발표들에서 저에게 불안감을 만드는 것들은 “내가 여기서 말을 해도 될까?”, “내가 하는 말이 틀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들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자격을 의심하지 말라’는 메시지에는 당신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단에 설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여러 연구들에서 비롯된 구체적인 대안들까지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25-25법칙이라던가, 줄임말/이중부정/법률체는 지양하여 쉽게 말하기, 감정 재평가 등의 실제 발표에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원칙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팩트체크 10가지(출처 확인, 베끼지 않기, 불편한 진실 회피 금지 등)와 행동 로드맵 제시는, 대외 발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한편, 읽다 보면 저자의 진보적 성향과 공공 의제에 대한 가치 판단이 비교적 분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트럼프 등 공화당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고 그 의견을 꽤나 강하게 담겨있어 일부 독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정치에 대해 비교적 무지하고, 극보수주의적인 알렉스 카프의 “기술공화국 선언”이라는 책을 바로 이전에 읽어 이번에는 진보주의적인 성향이 담겨있는 책을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원칙 자체는 이념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통하는 기술로 작동한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저는 말하기의 ‘기술’이 아니라 ‘본질’을 배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발표는 유창한 척 연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메시지를 청중과 공유하는 자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 발표에서도 조금 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발표의 본질인 “내용 전달”보다 발표를 유창하게 하고 싶어보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떨린다는 것은 준비되었다는 신호”이며, 긴장과 흥분은 사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감정이니 ‘감정 재평가’를 통해 이를 흥분으로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때까지 발표에서 떨렸던 것은 준비를 열심히 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믿고 앞으로의 발표는 이러한 생각들을 통해 긴장을 기대감으로 바꿔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의 저는 곧 있을 발표에서 ‘실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진심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악관 말하기 수업”은 불안감에 휩싸인 제게 어쩌면 훌륭한 무대 연출가이자 스피치 선생님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말하기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진 모든 분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