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기술공화국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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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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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으로 핫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스 C.카프가 쓴 책입니다.
카프는 2024년 [이코노미스트]에서 올해의 CEO로 선정되었고 2025년 [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으로 꼽혔습니다.
나는 단순히 팔란티어 CEO의 시선으로 현재 기술적인 관점은 어떠한지 인류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더 원색적이었고 도발적이었으며 거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꾸준히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데 이분법적인 시선에 경계가 들기도 하며 기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였고 “국가의 미래에 대해 너무 안일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국방 분야에 대한 성과를 강조하며 소비자 기술 분야의 성과를 모두 ‘장난감’이나 ‘얕은 야망’으로 치부하며 소셜 미디어나 공유 경제 플랫폼이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20세기 중반의 기술공화국이 너무 이상화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시 군산복합체는 혁신 외에도 많은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를 너무 단순화하고 있습니다.
카프는 공동체적 결속과 같은 가치를 강조하지만 자칫하면 배타적인 국가주의로 흐를 위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국가 프로젝트의 파트너였던 기술 산업이 너무 돈이 되는 소비자 시장에 몰두하게 된 것은 사실이고 현대 기술의 근간이 된 많은 혁신이 국가적 목표 아래 탄생한 것도 사실입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기술이 곧 국가 안보가 되는 경성 권력인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같은 사례들을 보며 저 또한 체감할 수 있었고 전통적인 기업 문화보다 자율성과 유연성, 저자가 말한 건설적인 불복종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저희의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과격하고 논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외면해왔던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강한 신념에 전부 동의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의 문제 제기는 합당하다고 느껴졌고 기술의 본질적 역할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은 성찰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기술 기업 CEO의 성공 철학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현실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외침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해법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그의 경고는 더 늦기 전에 기술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반도체, AI, 사이버 안보와 같은 전략 산업에서 민관의 역할 재분배와 현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억지력과 자유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저자의 말처럼 얕은 공리주의가 반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기업의 리더, 창업가와 엔지니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그대로 동의할 지침서가 아니라 거버넌스 설계를 촉구하는 자극제로 읽으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말처럼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의 상상력은 각자의 일터에서 시작하는 한 걸음과 만날 때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